오랜 체면문화에 길들어져 온 우리의 정서에
자신의 약점과 치부를
그대로 드러낸다는 것은
적잖은 부담감이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과거사 규명과 관련하여
여당대표의 사퇴에 이르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사실 그대로를 인정하는 것과
거짓말과의 상관관계를 보았습니다.
부친의 과거사가
내놓고 자랑할만한 것이 아니더라도
그것을 숨기고 포장하는 과정은
있는 모습 그대로를 말할 때
되돌아올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겠지요.
사람들마다
있는 그대로를 말하거나 인정함에
적잖은 부담을 가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것을 숨기거나 덮으려는 행동은
또 다른 수치를 가져오는 것입니다.
여당대표를 몰아세우던 사람들 중에는
과거사에 대한
책임을 묻고 싶은 사람들의 비난도 있지만
거짓을 말하며 덮으려했던
윤리적인 문제가 실제적 원인이라 할 것입니다.
이번 사건을 보면서
서로 다르게 나타나는 마음들을 봅니다.
즉 스스로 허물을 감추고 싶은 마음과
타인의 허물에 대하여
관대하지 못한 사람들의 시선과 비난입니다.
비난하고 탓하는 시선 앞에
자신의 약점과 허물을 드러낸다는 것이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진정한 자유함은
허물과 약점을 드러내는 용기와
그것을 극복하는 지혜에서 시작될 것입니다.
과거를 규명하자는 것과
책임을 묻는 것은 다른 것이며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는 것이
숨기고 감추는 애씀보다 귀함을
모두가 인정한다면 좋은 세상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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