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국립중앙박물관을 다녀와서~

동산지기(최종덕) 2006. 1. 16. 18:52
 

아이들과 함께 국립중앙박물관을 다녀왔다.

방학에다 토요일이라 그런지

박물관은 많은 관객들로 붐비고 있었다.


크고 웅장한 박물관은

3층까지 각 시대와 분야별로

많은 물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함께 다니는 아이들은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해 한다.


목사와 함께 다니는데 부처상을 구경한다는 것이

어린 마음에 민망했는지

커다란 불상들이 즐비하게 늘어선 곳에서는

그냥 돌아서 나오는 녀석들도 있다.


박물관에는 우리나라의 역사만이 아니라

중국과 일본,

그리고 인도의 문화들도 소개되고 있었는데

어쩌면 한결같이 우상들만 그리 전시되었는지...


박물관을 나오면서

어쩔 수 없이 느껴지는 마음은

우리의 문화와 역사라고 하는 것이

결국 하나님 앞에서 죄짓는 역사였구나 싶었다.


물론 우리의 전통문화를 폄하하거나

역사적 가치들을 부정하려는 말이 아니다.


우리 민족에 복음이 들어오기 전까지

우리의 역사와 문화는

불교와 유교의 영향아래 성장하고 발전했기에

거기서 남겨진 발자취는 어쩔 수 없을 테니 말이다.


우리가 태어난 시대에

복음이 들어왔고 교회가 존재했다는 사실이

너무너무 감사했다는

어느 선교사님의 고백이 새삼스러워지는 날이다.


전시관을 돌아보다가

걸음을 멈추게 하는 곳이 있었다.


붉은 색 바탕에

황금색 문양들이 그려진 병풍이었는데

고종황제가 주치의였던 존 윌리엄 헤론 박사에게

하사하신 것인데 그의 딸이 기증했다고 쓰여 있다.


“존 윌리엄 헤론”


한미수호조약이 체결된 이후

고종의 윤허에 따라 의사와 언어교사가

조선에 들어올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자

의료선교사로 자원해서 들어온 사람으로

알렌의 뒤를 이어 광혜원원장으로 있으면서

고종의 주치의를 맡았고

수많은 환자들을 돌아보다가 결국은

자신이 이질에 걸려 젊은 나이에 목숨을 잃은 선교사이다.


그가 죽자 고종황제는 합정동에 있는

땅을 주어 장사하게 하였는데

지금의 양화진 선교사 묘지가 태동하는 계기가 되었다.


복음이 들어온 지 120여년...

아직은 박물관에 전시될 만큼의 역사가 되지 못하고

박물관에 전시될만한 흔적들도 갖지 못했지만

헤론 선교사님의 흔적을 출발점으로

더 많은 전시품들이 생겨날 것이라는 기대를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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