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원으로 활용하던 공간을 마을 청소년들에게 공부방으로 개방하자는 평범한 생각에 시작한 것이 마을문고와 공부방 개관식까지 하게 되었다. 우선 책을 꽂을 수 있는 책장을 만들고 마을문고 허가 기준인 천권의 책을 모으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이사도 하기 전에 집에 있는 책을 모두 가져오고 전도사님의 책들도 함께 모았으니 꽂힌 책은 대부분 신앙서적이었다.
성도들의 집마다 전화해서 책을 기증받고, 어느 집에서는 책장에 있는 책을 모두 쓸어 오기도 했다. 사립도서관협회의 인증을 받고, 시청에 신고해서 허가를 받기까지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내친 김에 책장을 하나 더 만들고 중고서적 판매소에 가서 책을 구입해 왔다. 이 소식을 들은 어느 집사님은 인터넷에 글을 올렸고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택배를 이용해서 책을 보내기도 했다.
책방이 어느 정도 완성되자 이번에는 공부방을 어떻게 꾸밀 것인가를 두고 의견을 주고받았다. 처음 계획대로라면 낮은 책상 여러 개를 깔아두고 자연스럽게 공부하도록 하는 것이었으나 한번 방문한 사람이 공부할 마음이 생기도록 시설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에 시작한 것이 칸막이가 된 공부방이다. 더욱 감사한 것은 고급의자를 원가에 구입해서 편한 자세로 공부할 수 있게 된 것이니 시설을 갖추고 나니 우리가 보기에도 너무 근사해 보인다.
마지막 남은 공사가 휴게실을 꾸미는 것이다. 사실 일년 예산에 포함되지 않은 지출이라 적잖은 부담이 되지만 휴게실이 꾸며진다면 성도의 교제는 물론, 공부하는 이들이 간단한 쉼을 가질 수 있다는 생각에 결국 쇼파를 갖춘 휴게실이 완성되었다.
작지만 마을문고가 만들어지고 좌석수가 열석 남짓하지만 공부방과 휴게실이 생겨 마을주민들에게 개방할 수가 있게 되었다. 현수막을 걸고 전단지를 작성하여 배포하자 여기저기서 전화문의가 이어진다.
어쩌면 만들기 위해 애쓴 시간과 노력보다 앞으로 관리하고 운영하는 일이 훨씬 더 힘들고 어려울 수 있겠지만 이 작은 섬김이 세상을 섬기는 교회의 본질에 한걸음 내딛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어본다.
'삶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 정신으로 하는 말인가? (0) | 2006.05.20 |
---|---|
[스크랩] 철도불법파업, 불편하셨습니까? (0) | 2006.03.07 |
문광 마을문고,공부방, 휴게실 (0) | 2006.01.16 |
국립중앙박물관을 다녀와서~ (0) | 2006.01.16 |
성찬예식을 처음으로 집례한 날... (0) | 2005.1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