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아침산행...

동산지기(최종덕) 2004. 1. 16. 10:33

아침해의 기운이 동녘 하늘에

조금씩 미치는 시간에

젖은 도로를 따라 남한산성에 올랐습니다.

 

터널을 지나 성안에 들어서니

달려온 세상과는 전혀 다른 경치가 펼쳐집니다.

 

가지마다 줄기마다 피어난 서리꽃..

하얀눈에 덮인 성내..

 

얼음이 가득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아이들과 함께 아침산행을 시작합니다.

 

침괘정에 오르는 계단을

단숨에 뛰어오르니

황금비단을 깔던 커다란 은행나무는

앙상한 가지를 흔들며 맞이합니다.

 

눈밭에 서 있는 소나무들

발을 시리게 하는 차가운 눈마저도

그 넉넉한 마음으로 감싸고 있습니다.

 

오솔길을 가로질러

깊은 샘이 있는 곳에 이르러는

한 바가지의 물을 나누어 마십니다.

 

그림같은 숲을 지나

가로지른 성벽에 이르렀을 때에는

찬란한 아침햇살이

가지사이를 헤집고 있었습니다.

 

성벽 밖으로 내려다 보이는 세상은

여전히 뿌연 안개속이지만

하늘은 어느새 파랗게 물들어 갑니다.

 

눈길을 따라 한시간..

가볍게 아침산행을 마무리하고

분주해지는 도시를 향해 내려옵니다.

 

상큼했던 아침처럼...

숨이 확트이는 공기처럼

오늘 하루가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행복한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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