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산지기의 노래

부끄러움과 미안함

동산지기(최종덕) 2005. 5. 18. 16:05
 

마음을 나누는 이들과

소중한 만남이 있던 날...

새벽기도회를 마치고

서둘러 고속버스터미널로 향했다.


광주행 우등고속...

평일이라 그런지 빈자리가 많았고

말동무가 될만한 이도 없었다.


서너 시간이 지나서

이윽고 들어서는 광주시내...


달리 찾아올 기회도 없었고

연고도 없는 터라

생소한 도시의 전경이 펼쳐진다.


터미널을 향해 가는 길목에

눈에 띄는 이정표가 있다.


5.18 묘역...


순간적으로 스쳐가는

25년 전의 일이 떠오른다.


광주사태!!


그 당시 뉴스를 통해 듣고 본 것은

폭도들과 불온세력으로 이름 붙여진

시민군들의 거친 달음질과

질서 있게 서 있던 계엄군이었다.


진실을 감추고

통제된 언론보도를 통해

속아왔던 세월이 어처구니가 없지만

나 또한 고귀한 희생들 앞에는

부끄럽고 미안함을 면할 수가 없다.


저곳이라도 방문하면

저들이 용서하고 이해해줄까...


비록 돌팔매를 던지지 않았어도

따가운 눈총을 보냈던

부끄러움과 미안함을 면하고 싶었다.


터미널에 마중을 나오신

같은 세대의 목사님은

그 때의 정황을 잠간 말씀하시면서

어쩔 수 없지 않았느냐고 위로하신다.


왜곡된 정보, 그리고 ...

속이는 자의 말에 반응했던 부끄러움은

이제는 반복하지 않기를 기대해본다.


그것이 내 삶에

지극히 작은 부분이라고 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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