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산지기의 노래

강 하구에 서서

동산지기(최종덕) 2004. 12. 18. 23:46
 

강 하구에 서서


야무진 포부를 안고

출발한 금쪽같은 시간..

그 흐름조차도 느껴보지 못한 채

강 하구에 서 있는

초라한 나를 발견한다.


어둠의 터널을 지나

급경사의 계곡을 걸어오면서

성한 곳 없는 몸뚱이

찢겨진 상처만 내려다본다.


강둑을 걸어 나오기엔

초라한 모습에

망설이는 나의 자존심이여..


강기슭에 스러진 갈대처럼

꺾여버린 소망들이여!


빗장을 열고

햇살을 맞기에는

어둠에 익숙해 버린 눈동자

그 시린 날이 두렵기만 한데


언 땅에 훈풍을 주시듯

여명으로 눈 띄우는 자상함이

찬란한 빛으로 불러내시니

오호라 아침햇살이로다.



동/산/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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