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행학습에 대한 짧은 한마디 ★
선행 학습이 학생들의 학습의욕을 떨어뜨린다는 뉴스를 보았다.
전에는 예습이라는 말로 통하던 단어가 언제부터 선행학습이라는 이름으로 달리했는지 모르겠으나
학교 교육과정을 미리 앞서 과외를 통하여 배우게 될 때
교실에서의 학습은 당연히 의욕을 잃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사교육비가 가계에 부담이 되어 온 것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지만
비싼 비용을 들여서 학습의욕을 저하시키는 결과를 얻는다면 고려해야할 문제가 아닌가 싶다.
하긴 반복적인 학습을 통해서 도움을 얻는 학생들도 없잖아 있을 것이지만
사실은 당사자들의 학습의욕 저하보다 훨씬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선행학습을 통해서 알고 있는 내용을 공부하게 되는 학생들의 숫자가
과반수를 훨씬 넘어섬으로 교사들도 은연중에 그것을 감안하게 되고,
거기에 피해를 입는 학생들이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필자가 알고 있는 아이는 중학교 때 상위 그룹에 속했던 학생이다.
그는 과외공부를 할 수 있는 형편이 못되어 학교수업에만 의존해야 한다.
그런데 수학시간에는 아무리 집중을 해도 선생님이
먼저 공부한 아이들의 반응에 따라 생략하고 넘어가기 때문에 너무 힘겹다는 것이다.
차근차근 풀어가며 이해되어야할 학생들은
처음에는 이해되지 않는 것들을 질문하였지만 매번 그럴 수가 없더란다.
본인들에게는 학습의욕의 저하로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 선행학습이
본의 아니게 다른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는 셈이 된다.
물론 교사가 그런 상황을 이해하고 배려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학습이라는 것이 아이들의 반응과 함께 한다고 할 때
교사들에게 그 책임을 말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좀 더 근본적인 해결점은 없을까?
진학에 대한 과열경쟁이 야기한 문제라서 쉽게 풀어질 수 없는 문제라고 하더라도
그 실마리가 아주 없는 것이 아닐 것이다.
필자는 이 문제가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에서 해결될 수 있다고 여긴다.
우선 학원은 학교교육을 반복해서 학습의욕을 저하시키는 비효율적인 교육이 아니라
학생들이 배워온 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줄 뿐 아니라
보다 광범위한 적용과 이해가 가능하도록 지도하면 좋겠다.
그래서 다음 단계를 밟는데 전혀 도움이 되도록 말이다.
학부모들도 이런 면에서 마음을 열어두면 어떨까?
먼저 배워서 한점이라도 높은 점수를 맞도록 하겠다는 성급함보다
보다 넓은 안목에서 바라보았으면 좋겠다.
혹시라도 선행학습을 한 학생이라면 다른 학생들을 배려해야할 것이다.
먼저 배워서 아는 척하기보다는 다른 친구들에게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열어 주자.
물론 과외를 하지 못해서 학교수업에만 의존하는 학생에게도 배려할 마음이 있다.
자신이 좀 더 준비하고 공부함으로
다른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많은 교육의 기회가 갈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또한 교사들은 그러한 정황에 대해서 살피고
서로에게 유익한 수업이 되도록 배려함은 당연하다.
결국 문제의 실마리는 다른 이들을 배려하는데서 시작한다.
경쟁사회가 만들어 놓은 폐해에 스스로가 함몰되지 않고
모두가 좋을 수 있는 길이 거기에 있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