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러스 경보 ♣
4월 26일!! 일명 체르노빌 바이러스라고 불리는 CIH 바이러스가 활동하는 날이다.
바이러스 경보를 알리는 매스컴들의 제보에도 불구하고
설마하는 마음으로 주의하지 않다가
오랫동안 쌓아두었던 소중한 자료들을 한꺼번에 날리는 불운을 맞았다.
조금이라도 주의를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생겼지만
후회는 항상 늦은 때 하는 것인가 보다.
올해에는 일찌감치 날짜를 돌려놓았다.
이번에는 나처럼 주의를 하지 않다가 낭패를 당하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
어떤 종류의 경보이든 주의하는 것은 해로울 것이 없다.
바이러스 경보가 주어졌을 때 대처하는 유형도 각가지일 것이다.
아예 하루 종일 컴퓨터를 켜지 않는 사람,
경보를 받고 서둘러 대처하는 사람,
의심하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주의하는 사람,
설마하면서 주의하지 않다가 전전긍긍하는 사람 등..
사람들의 반응이 어떠하든 정한 날에 바이러스가 활동할 것은 사실이다.
오래 전 애굽에는 엽기적인 경보가 울려 퍼졌다.
밤새 첫 태생들은 동물이나 사람을 가리지 않고 다 죽을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다만 양의 피를 문지방에 바른 집을 재앙을 피할 수 있다는 해법도 주어졌다.
여기서도 사람들의 반응은 제각기였다.
서둘러 양의 피를 문지방에 바르는 사람..
믿지 못하고 무시하는 사람...
설마 하다가 다른 집들이 다 하는 것을 보고 따라서 한 사람..
사람들의 반응과는 상관없이 죽음의 기운은 애굽을 강타했고,
삶과 죽음은 사람들의 신분이나 삶의 어떠함이 문제되지 않았다.
여전히 우리 삶에는 경보들이 울리고 있다.
인간의 타락과 죄로 인한 말세의 징후들,
사랑의 결핍에 따른 인간성 파괴..
그리고 인간의 이기심이 낳은 환경파괴들..
하지만 그것이 어떤 종류의 것이든 사람들의 반응은 여전히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하긴 10년 전 한 집단에 의해 제기되었던 시한부 종말론처럼
잘못 전해지는 경보도 있을 것이기에
어떤 경보가 주어진다면 그 진위를 가려보고 주의를 가지는 것이 지혜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