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산지기

** 타인의 나 **

동산지기(최종덕) 2001. 9. 18.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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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집단상담에 대한 공부가 있었답니다.
수업 중에는 직접적인 실습의 기회가 주어졌고요.
10여명이 한 그룹이 되어 시작한 집단상담의 첫 번째 과제는 자기소개였습니다.
특이한 것은 자신을 소개하는 방법이었지요.
자신을 소개하되 제삼자가 되어 나를 소개하는 것이었습니다.
방법은 빈 의자 뒤에 서서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의 입장에서 나를 설명하고,
그룹 원들은 내가 아닌 삼자가 된 나에게 질문을 하는 것입니다.



진행되는 동안 나를 설명할 수 있는 삼자를 설정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딸의 입장에서 엄마를 설명하는 이도 있었고,
남편이 되어 아내인 자신을 소개하는 이,
친구의 입장에서 자신을 소개하는 이도 있었답니다.
예상보다 날카로운 질문들도 쏟아지더군요.
저는 아내의 입장에서 나를 설명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목회자의 아내로서 저의 남편은...... "


설명을 하는 동안 아내가 나에게 느낄법한 일들과 생각을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엊저녁에 일이 마음에 걸렸던 모양입니다.
사실은 어젯밤에 아내의 마음을 읽지 못하고 서운하게 하였거든요...
그 동안 이런저런 핑계로 아내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던 것들이 스쳐갑니다.



다른 사람이 되어 나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딸아이가 보는 아버지와 아들이 보는 아버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더 나아가 나를 알고 있는 그 어떤 사람이 되어 나를 평가할 때
나는 어떤 사람일까를 생각해 봅니다.


내가 알고, 내가 판단하던 나의 모습이 아니라
"타인의 나" 가 되어 나를 보는 시각은 사뭇 달랐습니다.


사실 우리들은 자신의 편견과 선입견에 의해서 무엇을 해석하려는 경향을 지녔습니다.
따라서 자신에 대한 소개에서도 주관적인 자신을 말하게 되지요.
그러므로 객관적인 입장에서 나를 이해하는 것은 필요하고 유익한 작업이라 하겠습니다.


타인의 나!!
가끔은 자신을 돌아보는 지혜로 삼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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