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산지기

파종의 계절

동산지기(최종덕) 2001. 3. 29. 14:54
어린 시절 화전민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산을 개간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봄이 되면 가장 먼저 시작하는 것이 밭을 일구는 작업입니다.
지금이라면 환경파괴라고 하겠지만요..
나무를 베어내고 돌을 제거하고 흙덩어리를 부수는 일......

그것은 씨앗을 뿌리기 위해 시작하는 몸짓이지요.
사람사는 것이 이와같다고 하겠습니다.
마음에 뭉쳐진 죄악의 덩어리는 하늘의 은혜를 느낄 수가 없구요...
아집과 열등감의 덩어리는 사랑하는 법을 알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먼저 시작할 것은 마음을 비우는 일입니다.
그 과정이 힘에 겨워도
봄의 향기를 느끼게 할 것이며
내일을 위해 심어가는 시작이기 때문입니다.

◈ 파종의 계절 ◈

생명을 파종하기 위해 굳은 땅을 헤치듯
심령에 밭갈고 죄악의 덩어리를 깨뜨리자
기억하기 싫은 과거들일수록
더 깊이 갈고 헤쳐 내일위한 거름삼자
품을 만한 열매를 위해 오늘을 갈고
아집과 열등감의 덩어리를 깨뜨리자

흘러 넘치는 단비를 가득히 모아
고토에 일구어 넉넉히 담아가자
삭풍이 스치고 거리의 창문이 닫혀도
대지에 피어나는 봄의 향기를 캐자
누구에게나 내일은 비워져 있는 것
오늘을 밭갈아 생명을 심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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