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줌 바람조차 견디지 못한다면..
詩 : 최 종 덕
철없이 내밀었던 꽃망울은
잠깐 불어오는 훈풍에
생각 없이 기뻐하고 춤을 추더니
이제는 한줌바람조차 견디지 못하고
고개 떨구어 부끄러워하는구나.
커다란 바람이 불기 전
잠시 숨죽인 침묵조차도 구별치 못하고
너풀거리는 삶을 펼쳐두는
너 가련한 인생이여!
잔뜩 웅크린 모습이
한 벌 외투조차 걸치지 못했구나.
철없는 꽃망울이여...
너 가련한 인생이여...
한줌바람조차 견디지 못한다면
모진 바람 불어올
그 날에는 너 어찌 할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