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필을 깎듯이> 오랜만에 연필을 깎습니다. 때 묻은 양심을 깎아 날이라도 세우려는 듯 말입니다. 사각거리는 소리를 내며 칼끝에 떨어지는 파편들.. 마땅히 견뎌야할 아픔이겠지만 살점을 뜯는 고통입니다. 수북이 쌓여가는 찌꺼기들이 내 삶의 부끄러운 조각인양 서둘러 휴지통에 버립니다. 오늘도 연필을 깎습니다. 세월 속에 무뎌지는 심을 찾아 조금씩 깎아내렵니다. 깎고 또 깎아내면 어느 날에는 보잘것없는 몽당연필처럼 되겠지요. 하지만 무뎌지지 않는 날 끝으로만 내 하나님 주신 동산을 아름답게 그려낼 수 있기에.. 난 연필을 깎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으렵니다. 동/산/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