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한 가운데서
연일되는 이상기온 속에
꽃나무들마저 계절을 잊고 지냈더니
하룻밤에 찾아든 추위 앞에 풀죽어 버립니다.
마냥 계속될 것 같던 포근함...
양지바른 화단에는
파릇파릇 새싹들이 돋아나고
개나리며 목련들이 꿈틀거렸지요.
한줌 바람에 스러지는
풀죽은 생명인 것을...
괜한 몸짓에 부끄러울 뿐입니다.
철없는 세상...
계절을 망각하고 부화뇌동하는 나무처럼
세상풍속을 좇아가며
육체와 마음의 원대로 행하던 날들...
겨울을 준비해야하는 이치마저 잊고 지냈습니다.
눈을 들기만 해도 뻔한 이치를
죄악의 비늘에 알지 못한 허물입니다.
날씨의 어떠함에 상관없이
이미 찾아든 겨울일진대
우리는 스쳐가는 바람만 보았나 봅니다.
우리의 느낌과는 상관없이
겨울을 봄이라고 할 수 없는데 말입니다.
더 이상 속지 않겠습니다.
죽음이 생명일 수 없듯이
겨울은 그냥 겨울이니까요.
동/산/지/기
'삶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나 어찌 주님을... (0) | 2005.06.02 |
---|---|
줄기세포 어떻게 볼 것인가? (0) | 2005.05.26 |
겨울 한 가운데 서서 (0) | 2004.12.21 |
교회를 옮기는 사람들 (0) | 2004.11.27 |
수능 보는 날 (0) | 2004.11.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