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등대 이야기
동산지기(최종덕)
2007. 2. 28. 13:18
봄기운이 완연한 날...
동백꽃이 붉은 자태를 뽐내는 태종대를 다녀왔습니다.
등대로 가는 길목엔
금방이라도 꽃봉오리를 터트릴 것 같은 목련과
붉은 꽃송이를 통째로 떨어뜨리는
동백나무가 찾아오는 길손을 맞습니다.
등대!!
절벽 위에 우뚝 세워져
푸른 바다를 향해 변함없는 눈길을 보냅니다.
누군가에 의해 계획되고
사람들에게 불려지기 전부터
그의 존재의미와 가치는 결정되었습니다.
존재함의 의미가 자신이 아니라
타인을 위하는 존재로 말입니다.
겉모습이 화려하지 않아도
찾아와 위로하는 손길 없어도
존재함으로 기쁨이 되는 부름입니다.
빛을 잃은 등대는 생각하기 싫습니다.
어둡고 거친 밤바다를 외면하고
자기 안위에 급급한 등대는 더욱 싫습니다.
하지만...
어디선가부터 들려오는 소리는
빛을 잃고 등대이기를 포기한
또 다른 등대의 이야기입니다.
똑같은 존재의 부름으로
어둔 바다를 밝히라며 세워두신...
2000년 전...
산 위에 있는 동네를 밝히라며
예수님께서 등불로 세우신 교회들이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