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주일 아침...

동산지기(최종덕) 2004. 7. 11. 09:22

여느 때처럼 새벽기도회를 마치고

말씀을 묵상한 뒤에

묵상의 글을 쓰려고 컴퓨터 앞에 앉았다.

 

한글2002를 클릭하고

새페이지에 글을 쓰려는데

주일학교 학생 한 명이 문을 열고 들어온다.

 

부모가 이혼한 뒤

아버지랑 사는 어린 녀석이다.

 

집에서는 밥을 해먹지 않고

아버지가 주는 돈으로 날마다

매식을 한다는 자그만 녀석...

 

비록 때에 절은 옷을 입었지만

그 마음만큼은 순수한 아이다.

 

목사님 뭐하세요?

친근하게 달라붙은 녀석은

내가 글을 쓰는 동안에

연신 마우스를 이리저리 굴려본다.

 

글을 쓰다말고

지우기를 반복하는 나에게

왜 그렇게 하는냐고 하는 녀석에게

너 땜에 집중이 안된다고 할 수도 없고... ㅠ.ㅠ

 

암튼 오늘 아침의 묵상은

건너뛰기를 하게 되었다.

 

아무도 오지 않은 교회를

새벽같이 달려나오는 아이..

하여간 그 아이에게는

교회가 주는 의미가 남달라보인다.

 

부디 교회건물이나 사람이 아니라

주님이 그의 의지가 되고

힘이 되길 소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