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산지기

나의 첫 주례는 이렇게

동산지기(최종덕) 2001. 7. 9.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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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아이들이 찾아와 "이담에 결혼하면 주례해 주실거죠?" 라고 물으면
"얼마든지!" 라고 대답을 하지만
사실 첫 주례를 어떤 내용으로 할 것인가를 생각해 본적이 없다.
나도 언젠가는 아름다운 꿈을 안고 시작하는
한 가정을 위해 주례할 날이 올 것이라는 생각에
미리 정리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싶다..

기억에 남는 주례의 내용이 있다
요즘에는 흔히 듣게 되는 내용이긴 하지만
"때문에의 사랑과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사랑" 의 이야기이다.
어떤 조건 때문에 사랑하는 것은
그 조건이 바뀌거나 없어지는 상황이 되면 허물어지는 약점이 있기에...
상대의 허물까지도 안을 수 있는 차원 높은 사랑을 말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
남자가 부모를 떠나 그 아내와 연합하여 한 몸이 된다는 성경의 가르침..
부모를 떠난다는 것이 단순히 외형적인 독립만이 아니라는 지적과
부모로부터의 독립은 무엇보다
정신적인 독립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나의 첫 주례에는 이런 것 외에 꼭 추가하고 싶은 말이 있다.
그것은 둘이 하나가 된다는 가르침이다.
여기에서 둘이란 서로 다른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다.
결혼이란 단순히 두 남녀의 만남이라기 보다는
서로 다른 사람끼리의 만남이라는 것이다.

부부가 살아가면서 늘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면
서로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배려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남녀간의 차이가 존재하고
서로 다른 환경에서 형성된 성격과 생각이 다른 법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내게 첫 주례를 부탁하는 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
서로 다른 것을 이해하고 용납하라는 말이다.
부부가 오래도록 사랑하며 행복을 찾는 비결은
서로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에 있다고 여기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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