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산지기의 노래
나란히 선다는 것
동산지기(최종덕)
2004. 3. 9. 16:28
<나란히 선다는 것>
장미다발에 곁들인 안개꽃처럼
파란하늘에 조각구름이 수놓았던 날..
밀려드는 바닷물과 하늘을 함께 바라보며
준비하지도 않은 말들을 쏟아냈습니다.
사람의 마음이 행복해지면
말이 많아진다더니...
그러기에 함께 바라본다는 것은
다행한 일이기보다는 행복한 일임을 알았습니다.
같은 것을 나란히 바라보면
언젠가는 만나게 된다고 하던가요.
하지만 함께 바라보는 시선으로
우리의 만남은 이미 시작된 것이지요.
갯벌에 나란히 앉아
무언가를 찾고 있는 갈매기들...
그들이 한 방향으로 줄지어 선 까닭을 묻네요.
저들 역시
한곳을 바라보며
사랑을 꿈꾸는 것은 아닐는지요.
아름다움 앞에 함께 멈추어서고
바람 앞에 나란히 설 수 있는 것이
행복인 줄 이제야 알았습니다.
하나의 몸짓으로 일어서는 저들처럼
나의 눈을 들어
당신의 시선이 머무는 곳으로 달려갑니다.
동/산/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