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산지기의 노래
동산지기의 고백
동산지기(최종덕)
2004. 1. 19. 23:20
동산지기의 고백....
부끄러움에 몸 가리고
수치스러움에 얼굴을 가리는 작은 자입니다..
주께서 맡겨두신 동산에 찬 이슬 내리기 전에
잠들어 버린 자의 부끄러움과
아침 햇살이 동산에 비칠 때
돌아눕던 작은 자의 수치스러움이기에 그러합니다
주께서 맡겨두신 자리에서 떨고 선 작은 자입니다.
위엄의 손끝으로 다듬은 동산을
어설픈 몸놀림으로 헤집어둘까 두렵습니다.
어리석은 판단으로 채색하고
무지함에 오용하고 변형시킬까봐 두려운 것입니다
동산에 피어나는 진귀한 꽃잎들과
열매 맺힌 나무들이 노래할 때에
어리석은 마음에 자랑하고픈 마음일까 염려하고
손가락에 맺힌 물집을 보면서도
하늘의 궁창을 보지 못하는 자일까 근심하는 작은 자입니다.
뒤틀려진 나무를 외면하면서
향기나무와 오색나무에만 마음을 쏟는 것과
수고의 땀 흘림은 외면한 채
가시와 엉겅퀴는 피해 가고픈 마음이 두려운 자입니다...
주께서 맡겨주신 동산에서
햇볕이 필요한 곳에 가린 것을 들취주며
엉클어진 넝쿨을 제거하는 손과
메마른 대지에는 넉넉함으로
아픔이 있는 곳에는 따스함으로
한 걸음 다가서는 동산지기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