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나를 필요로 한다면...
개척교회를 생각한 적도 없다.
그렇다고 교회를 담임해 본 적도 없다.
단 한번이라도
담임을 맡을 때를 대비해서
무엇을 해야하는지 물어본 적도 없다.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은 사람...
이런 사람을 이곳에 보내신 이유를 알지 못했다.
상한 마음들로 가득한 곳...
한번의 말 실수가 용납되지 않는 곳에
왜 나같이 미숙한 자를 보내셨는지
흥분하지 않고 논리정연하게
사람들의 마음을 쓰다듬을 수 있는
훨씬 더 나은 이들이 있을 터인데...
이곳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의 다른 계산들이 깔려있겠지만
나를 이곳에 세우신 분은 따로 계심을 알기에...
그 분을 향해 물었다.
나릉 이곳에 세우신 뜻이 무엇이냐고
새벽마다 들려주신 말씀은
변함없이 복음 앞에 서라는 것이었다.
복음을 높이는 자...
그리고 복음을 품는 자...
"그를 높이라
그리하면 그가 너를 높이리라
만일 그를 품으면
그가 너를 영화롭게 하리라"(잠언4:8)
다툼이 있는 교회에 선 것이
무슨 높아짐이며 영화로움인가 하겠지만
하나님의 교회를 복음으로 싸매고
견고히 하는 일에
쓰임받는 일이야 말로
세상의 그 어떤 일보다 가치있는 일이 아니랴...
복음에 대한 노트를 뒤적거리는데
눈을 번쩍 뜨이게 하는 말이 있다.
"세상이 너를 필요로 하는 것은
너에게 있는 복음 때문이다"
기억나지 않고
그냥 스쳐 들은 말을 기록해둔 말이지만
오늘은 불이 되어 찾아왔다.
희미하지만 하나님의 마음과
우리를 향한 그 분의 열정을 알고 난뒤에
기회가 주어지는대로
복음을 이야기하려고 햇던 것이
전부인데
하나님은 그나마 어여삐 보셨나 보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 부딪히는
그 어떤 문제라 하더라도
복음이면 충분하다는 믿음으로
"복음이면 충분하다"를 맘에
외치며
십자가 앞에 또 다시 나아간다.
더 이상 두려워 하지 않기를...
그리고 복음 앞에 변함없는 마음을 위해
이 밤은 기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