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산지기

여중생 사건을 보며

동산지기(최종덕) 2002. 11. 26.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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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을 앞두고 국민들의 관심이 후보검증에 모아져야할 시점에
때 아닌 분노와 화염병이 도심에 넘친다.
납득되지 않는 주한미군의 군사재판..
상식을 무시하고 이성적 판단마저 잃어버린 저들의 행동에
이름 없는 산동네에 묻혀 벌레같이 사는 자의 가슴에도 분노로 꿈틀거린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고국을 떠나 낯선 이국땅에서 수고하는
저들의 수고와 고달픔을 이해한다고 하더라도
마땅히 지켜야할 정의와 상식을 무시하려든다면
굳이 국민적 비난과 저항이 아니더라도
영원히 벗어내질 못할 저들의 수치이며 부끄러움이다.


자신의 허물과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끝까지 거짓으로 일관한다면
자신의 죄를 은폐하기 위해 더 큰 죄를 저질렀던
다윗의 어리석음을 반복하는 것이다.


저들의 실수가 두 여중생의 생명을 앗아갔다면
저들의 일관된 거짓 행위는 자신의 명예는 물론
주한미군 전체의 명예를 땅에 묻는 행위이다.


자기들의 부하와 동료의 허물을 감싸고
도와주려는 마음이야 정죄할 수 있을까만
저들의 실수를 그냥 묻어두기엔
잃어버린 생명의 가치가 너무나 크고 귀중하다.


당사자들을 서둘러 이 땅을 떠나보내면
모든 것이 잊혀지고 묻혀질 것이라 생각했다면
그것은 대단한 착각이며
비겁한 자의 어리석음 외에 아무것도 아니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자신의 과실을 인정하고 억울한 죽음 앞에 엎드려 사죄하라.
나단 선지자의 책망으로 뒤늦게 슬피 울며 회개했던 다윗처럼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고 용서를 구하는 것..
그것이 진정으로 용기 있는 자의 모습이다.


성난 민중들의 항의가 눈에 거슬려
타인의 권리와 자유를 침해하는 경우엔
방관하지 않겠다는 저들의 협박이
마치 정복자들의 공갈처럼 들려온다.


법과 공정성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저들이기에
우리의 분노가 더욱 거세지는 지도 모른다.
차라리 무지몽매한 독재자의 우매함이라면
분노가 아닌 조소를 보낼 것이니 말이다.


하늘이 흐린 아침에~
동/산/지/기/



배경음악은
최진용의 “슈퍼맨의 비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