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 다른 것이 무엇입니까?
새벽부터 해질 때까지 일한 사람과
해가 저물기 직전에 와서
잠간 일한 사람에게
지급되는 품삯이 똑같다는 것은
아무래도 불공평해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오히려 모든 것을 버리고
주님의 공생애와 함께 했던 제자들이
그 대가를 기대하는 모습이 자연스럽지요.
먼저 시작한 이가 먼저 되고
나중 시작한 이는 그 뒤를 잇고
많이 헌신한 자가 높임을 받고
좀 덜 드린 자는 그 다음이어야 하는 것이
세상의 원리이며 우리의 정서이니까요.
포도원 일꾼의 비유를 시작하신 주님은
비유의 목적이
천국을 설명하는 것임을 분명히 하셨습니다.
그러기에 포도원 일꾼의 비유는
세상의 원리와 천국의 원리가
어떻게 다른가를 보여주는 말씀입니다.
“이와 같이 나중 된 자로서 먼저 되고
먼저 된 자로서 나중 되리라“(마20:16)
포도원 주인으로 비유된 하나님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쉬지 않고
일꾼을 찾아서 포도원으로 들여보내며
마지막에는 동일한 선물을 안겨주시지만
먼저 시작한 일꾼들의 관심은
나중 온 사람들보다 나은 처우였습니다.
십자가 고난을 예고하시며
그 고난의 쓴잔을 마시기 위해
예루살렘 길을 오르시는 주님 앞에서
자리다툼에 여념이 없었던 제자들의 모습이지요.
“이방인의 집권자들이 저희를 임의로 주관하고
그 대인들이 저희에게
권세를 부리는 줄을 너희가 알거니와
너희 중에는 그렇지 아니하니
너희 중에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고
너희 중에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너희 종이 되어야 하리라“(마20:26-27)
세상의 원리에서
한 치도 물러섬이 없는 제자들에게
천국의 원리가 세상과 어떻게 다른 지를
비유를 통해서 분명하게 밝히신 주님입니다.
“너희 중에는 그렇지 아니하니”
십자가의 길이 그러하듯이
천국백성들의 삶은 섬김과 희생이며
나의 권리와 주장보다도
주인의 뜻에 온전히 맡기는 삶이지요.
“네게 세상과 다른 것이 무엇이냐?”
주님이 이렇게 물으신다면
나 역시 대답할 말이 궁색한 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