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산지기

축구 열기와 기독교

동산지기(최종덕) 2002. 6. 18.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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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열기와 기독교"


생면부지의 사람들도 붉은 색 셔츠 하나로 마음이 통하고,
“오 필승 코리아” 라는 구호 한마디로 서로의 벽을 허물어낸다.
바람처럼 일어나는 축구열기에 교회들도 팔 걷어 부치고 나서는가 하면
일각에서는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은 모양이다.


하긴 이러한 현상이 모두 옳은 것만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섣부른 비판에 앞서 왜 그토록 사람들은 열광하고 있는지,
거리로 뛰쳐나와 온몸으로 응원을 펼치는 그 부르짖음에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순서일 듯 하다.


좁은 소견인지 몰라도 월드컵 경기는
오랫동안 기뻐할만한 일이 없었던 국민들에게 여름날의 소낙비와 같다.
사실 우리는 너무 기뻐할 일을 잊고 있었다.
오랜 경기침체로 심신이 지쳤었고,
가진 자들의 온갖 비리와 부정부패의 소식들은 상실감만 더해줄 뿐이었다.
그러기에 기뻐할 날들보다는 침울한 날들의 연속이었다고 함이 옳을 것이다.


그런데 때마침 월드컵에서 우리 선수들의 선전은
모처럼 크게 웃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준 것이다.
물론 적잖은 애국심도 작용하였겠지만 말이다.


이것이 옳은 판단이라면 정치권과 교회들은 그 사실에 아파해야 한다.
사람들에게 기쁨과 소망을 주지 못한 정치였고,
삶의 위기에서 아무런 대안이 되지 못한 교회였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은 수많은 군중들을 유세장이 아닌 경기장에서 만났고,
교회들은 많은 사람들이 한 마음으로 모일 수 있음에 부러워하고 있다.
하지만 함께 소리를 높이고 거리를 활보하는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다.
이 기쁨이 결코 영원할 수 없는 바람과 같은 것이라고 말이다.
그러기에 일부의 사람들은 패배했을 때를 염두에 두어야할 것을 말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현상 앞에서 교회의 할 일은 무엇일까?
두말할 것 없이 백성들에게 희망을 주고 진정한 기쁨을 안겨주는 역할을 감당해야한다.
어쩌면 시작 때보다 더 큰 허탈감에 빠질 수 있는 사람들에게
유일한 소망이며 기쁨을 제시하는 것이 한국교회가 감당할 몫이 아닌가 싶다.


영원한 기쁨의 근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그로 말미암아 누리게 될 영원한 즐거움을 나누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