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고아가 아니다
고향으로 돌아가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돌아왔는데
야곱을 맞이한 것은 에서가 군사400명을 거느리고 오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 앞에서
20년 전 형에게 못할 짓 해놓은 야곱으로서는
심한 두려움에 빠지지 않는 것이 이상했을 것이다.
다급한 마음에 야곱이 가장 먼저 취한 것은
사람과 가축을 둘로 나누어 대비하는 것이었으며
그것으로 두려움이 가시지 않자 하나님께 기도한다.
내가 만일 야곱이었어도
그 외에 달리 취할 방법이 없어 보인다.
그가 하나님께서 하신 약속의 말씀들을 열거하면서
하나님의 도움을 구하고는 있지만
야곱에게는 약속하신 말씀에 대한 100%의 신뢰가 없어 보인다.
사실 고향땅에 들어섰을 때에
야곱은 에서의 군대보다 하나님의 군대를 먼저 보았고
스스로도 그 땅의 이름을 마하나임이라고 지어었다.
하나님의 군대가 함께 하는 것을 보고서도
야곱은 에서의 군대가 훨씬 커보였던 모양이다.
아니면 자신을 위해 보내신 것을 알지 못했든지...
야곱은 기도보다 먼저
인간적 방법을 고안하고 그것을 실행에 옮긴다.
흔히 우리들이 하는 말처럼
인간이 할도리는 하고 하나님의 도움을 구하는 기도...
일면 맞는 말같지만 함정이 있는 말이다.
오히려 기도하여 하나님께 그 방법을 구하고
위기를 극복할 지혜를 구하는 것이 맞다.
그러므로 야곱의 얍복강가의 기도는
하나님께서 그의 연약함을 깨우쳐주시기 위해
주의 사자를 보내서 야곱을 만나주신 사건이다.
"당신이 내게 축복하지 않으면 가게 하지 않겠다"는
야곱의 말 속에서 그의 절박함이 느껴진다.
이는 자신의 무기력함을 인정하는 동시에
하나님만이 유일한 소망인 것을 고백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그의 이름을 바꾸어 이스라엘이라 하셨다.
"하나님이 통치하신다"는 의미를 담은 이름이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삶의 위기가 찾아올 때마다
하나님께 엎드려 기도하는 것보다
자신의 힘과 지혜를 먼저 동원했던 야곱에게
너는 하나님의 통치아래 사는 자라고 말씀하시는 것이다.
주님은 말씀하신다.
너의 삶은 더 이상 고아와 같지 않다고...
너 스스로 해결하고 책임져야할 외톨이가 아니라고...
주님이 있어 참 좋다!! *^^*
- 창32장 묵상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