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산지기
개고기 논쟁을 보면서
동산지기(최종덕)
2001. 12. 7. 20:51
월드컵을 앞두고 때아닌 개고기 논쟁으로 떠들썩합니다.
문화적 차이라고 강변을 해도 막무가내로 비난의 화살을 날리는 사람들....
미국의 모 방송국은 왜곡된 시각으로 이 문제를 다루었는가 하면
브리짓 바르도라는 프랑스의 여배우는 개고기를 먹는
한국인들을 비문화인으로 치부하고 그 사실을 경멸하였습니다.
간혹 지구촌 여행기를 통해서 각 민족들의 고유한 문화를 소개받곤 합니다.
더러 어떤 사람들은 그러한 사실을 두고 말을 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타문화에 대한 이해 없이 자기 문화적 잣대로
그것을 평가하고 판단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세계인들의 잔치라 불리는 월드컵을 앞두고 벌어지는
정당하지 못한 논쟁은 가치가 없다고 할 것입니다.
다만 우리들이 돌아보아야 할 것은 혐오스러운 장면들,
즉 잔인한 도축방식이나 유통상의 문제에 간여할 때가 되었다고 여깁니다.
다소의 어려움이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 문화에 대한 정비작업은 필요하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사실 타문화에 대한 몰이해로 야기되는 어려움은 이런 것뿐만 아닙니다.
오늘날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청소년의 문제는
시대적 변화에 따라 급변하는 청소년의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어른들의 문제라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청소년 사역을 하시는 어느 분의 지적처럼
청소년 선교는 타 문화권 선교입니다.
즉 청소년의 문화는 타 문화권에 해당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많은 기성세대들은 자신들이 거쳐온 청소년의 문화,
즉 지난 세대의 문화를 고집하고 강요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늘 사용하는 단어가 "요즈음 아이들은..." 이라는 것들이지요.
일례로 청소년들의 심리 가운데는
소속에 대한 욕구가 강하여 또래집단에서 소외되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따라서 적절하지 못한 행동까지 서슴없이 하면서 집단에 남으려하는 것입니다.
그들은 친구들이 다소 불량스러워도 그들에게서 벗어나는 것보다는
도리어 그들에게 맞추어 가려고 합니다.
이러한 청소년들을 학업이라는 굴레와 부모의 권위를 앞세워 맞이한다면
아이들의 설 곳은 점점 줄어들게 되고
자신의 소속을 잃는 아이들은 더욱 또래집단에 집착하게 되지요.
학교는 문제아라는 시각으로 다가오고
부모들은 자신의 잣대로 통제하려들 때
아이들이 갈 수 있는 유일한 곳은 또래집단입니다.
거기에서조차 분리시키려는 것은 아이에게는 보통 힘겨운 것이 아닙니다.
청소년들의 문화를 이해하는 것...
그것은 나의 판단을 유보하고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봐 주는 관심입니다.
상대의 문화적 특성을 이해한다면 불필요한 오해와 비난은 근절될 것입니다.
정말 유쾌하지 않는 개고기 논쟁을 계기로
타문화에 대한 우리의 시각들도 고쳐가야 할 것입니다.